[조정래의 태백산맥과 함께하는 인문학 기행] 텍스트로, 바람소리로, 향내로 ‘태백산맥’을 담다 - 전북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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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호.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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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태백산맥과 함께하는 인문학 기행] 텍스트로, 바람소리로, 향내로 ‘태백산맥’을 담다
벌교와 태백산맥 문학관 방문해 작품 이해도 높여
작품에 나온 음식 직접 맛보며 기행 만족도 향상
다음달 16일 이지성 작가의 북콘서트 개최 예정
[1486호] 2018년 10월 17일 (수) 17:28:41 전북대신문 press@jbnu.ac.kr

   

 

태백산맥의 주 무대는 지리산이다. 그런데도 책의 제목을 태백산맥으로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는 책 속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주인공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나뉜 우리나라를 다룬 태백산맥. 이 시기 우리 민족들이 겪은 수난과 비극을 담고 있는 태백산맥을 인문학 기행을 통해 만나봤다. <여는 말>

‘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밤마다 스스로의 몸을 조금씩 조금씩 깎아내고 있는 그믐달빛은 스산하게 흐렸다. 달빛은 어둠을 제대로 사르지 못했고, 어둠은 달빛을 마음대로 물리치지 못하고 있었다’는 구절로 시작해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는 태백산맥. 원고지 16,500장, 총 10권에 이르는 이 작품을 오감으로 느껴보기 위한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과 함께하는 인문학 기행(이하 인문학 기행)’이 인문대학역량강화사업(코어사업단) 주최로 지난 12일 진행됐다.


7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 이번 인문학 기행은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벌교와 민속 마을인 낙안읍성 등을 찾았다. 본격적인 인문학 기행을 시작하기 전 태백산맥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 전영의 교수의 강의가 이뤄졌다. 강의를 통해 조정래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벌교는 일본사람들에 의해서 개발된 읍이다. 그저 빈촌에 불과했던 벌교를 전라남도 내륙지방 수탈을 목적으로 일본이 집중 개발했다. 보성군, 화순군(내륙)과 직결되는 포구였던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났고 일본 느낌도 짙어졌다.

 
기행은 벌교를 대표하는 음식인 꼬막 정식으로 시작됐다. 꼬막 무침, 꼬막 전, 꼬막 된장국 등 꼬막이 들어간 여러 음식으로 구성됐다. 꼬막은 태백산맥과 깊은 인연이 있다. ‘양념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는 표현 등 태백산맥 곳곳에는 벌교 꼬막에 대한 찰진 묘사들이 등장한다. 작품의 유명세를 타고 벌교 꼬막은 지역 대표 음식이 됐다.

   

 


어둠에 묻혔던 한국전쟁의 비극성을 표출했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산자락을 파내 설계된 태백산맥 문학관. 이곳에서는 조정래 작가의 집필 과정과 만화, 책, 영화로 나온 태백산맥을 관람할 수 있었다. 태백산맥과 조정래 작가를 다룬 여러 신문 기사들을 스크랩 해놓은 전시 벽면도 눈에 띄었다. 김휘수(국제학부‧17) 씨는 “조정래 작가가 작성한 오늘 하루 다짐 같은 지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공부할 때 목표를 세워도 지키지 않았던 태도를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설사의 설명을 따라 태백산맥에 나오는 벌교의 장소들을 방문했다. 벌교 포구에 위치했던 세 개의 교량인 철다리, 횡갯다리(홍교), 소화다리(부용교), 간척지인 중도방죽을 지났다. 그중 일본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중도방죽은 태백산맥에서도 묘사됐듯이 ‘우리 민족이 뼈 빠지게’ 일궈낸 간척지이기도 했다.

태백산맥 문학관에서 조금 올라가니 태백산맥의 등장인물인 현부자네 집과 소화의 집이 보였다. 제석산 자락 명당자리에 둥치를 튼 현부자네 집은 한옥을 기본 틀로 삼고 일본식 양식이 더해진 형태였다. 현부자네 집은 기둥을 설치해 자신의 지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품에서 무당이 거처한 조그만 가옥으로 등장하는 소화의 집은 실제로도 아주 작고 개방적인 형태였다.


일본 느낌이 짙어진 벌교에는 일본식 2층 목조 건물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태백산맥의 ‘반란군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남도여관’의 모델이 됐던 보성여관은 현재 보수 공사를 진행한 뒤 문화명소로 재탄생했다. 벌교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근대건축물인 벌교금융조합에는 태백산맥 주인공 옷 입고 주인공이 돼보기, 작품 필사해보기 등의 체험이 가능했다.


이어 도착한 낙안읍성에서는 초가, 객사 등 옛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통 혼례, 투호 던지기, 팽이치기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홍다현(문헌정보‧15) 씨는 “기행을 통해 첫 방문한 낙안읍성에서 고택 방문 및 여러 전통 체험이 이뤄져 좋았다”고 말했다.


인문학 기행에 함께한 구지원(프랑스아프리카‧17) 씨는 “태백산맥을 읽어보지 못하고 기행에 참가했는데, 기행 전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구민정(국제학부‧17) 씨 역시 “강연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인문학 기행 동안 알고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인문학 기행에도 참여한 김휘수(국제학부‧17) 씨는 “지난 해 진행됐던 ‘최명희의 혼불과 함께하는 인문학 기행’에도 참여했는데 그때보다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방순(무역‧12) 씨도 “전체적으로 지난 인문학기행에 비해 여유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중앙도서관은 이번 인문학 기행에 이어 다음달 16일 전대학술문화관에서 이지성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유정 기자 whd5974@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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