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대학부문 당선자 수상소감 - 전북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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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호.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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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대학부문 당선자 수상소감
어떤 날들로부터
[1486호] 2018년 10월 16일 (화) 19:20:03 전북대신문 press@jbnu.ac.kr

가람이병기청년시문학상 대학부문 당선자 수상소감

어떤 날들로부터

김혜린 숭실대학교 문예창작 4

   
어떤 날에는 저기 구름에서부터 손바닥이 날아온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문들은 방향이 없었고, 저도 으레 모두가 그러하듯 네 아비가 종이였다는, 혹은 네가 종이라는 그런 류의 소문을 들은 적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얼굴을 바꾸며 나를 배신하고, 사람은 없고 소문만 무성한 채 흘러가던 날들이 있었고, 스무 살의 겨울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때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듯 ‘종鐘’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털어놓으면서도 누군가에게 보여줄 생각은 못 하고 혼자 몇 년을 간직하다가, 지금에 와서야 오래전의 비밀을 고백하듯 내놓게 됐습니다. 제 고백들 들어주신 모든 분과 심사위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스물네 살의 가을, 큰 졸업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같은 비애를 가졌다는 것이 인간의 슬픔이고, 이제는 소문을 퍼트리는 것이 어떤 한 인간의 악덕이 아니라 비애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만큼 자랐습니다. 정말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겠지요. 또 이제는 뒤통수를 맞아도 씩씩하게 웃을 수 있을 만큼 강해졌습니다. 내심 이 세계를 사랑하는 방법도 배워나가고 있고, 좋은 물은 향기가 없고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말을 매일 되새기며 점점 자라나는 중입니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없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를 둘러싼 거짓들을 신경 쓰지 않을 용기도 생겼고요. 하지만 저기 구름에서부터 손바닥이 날아온다는 생각을 하던 어떤 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해만 하고, 오해만 되고 오해만 써나가던 20대 초반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만간 만나서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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