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탐방기⑬ 폴 고갱,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 1890~1891 - 전북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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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호.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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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탐방기⑬ 폴 고갱,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 1890~1891
화가의 자화상: 삶의 번뇌, 숨겨진 자아의 뒷모습
[1483호] 2018년 09월 13일 (목) 17:56:54 전북대신문 press@jbnu.ac.kr

   

 

우리에게 소설가 서머셋 모옴(W. Somerset Maugham, 1874~1965)의 소설 ‘달과 6펜스’의 모델로 잘 알려진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은 생전에 자신의 자화상을 몇 점 남겼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바로 이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일 것이다.


고갱의 생김새는 특이한 편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외모나 형색에 적잖게 놀라면서 그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했는데, 사람들의 첫 시선은 대부분 그의 독특한 코로 향했다. 이들은 그의 코가 단순히 ‘휘어진’게 아니라 완전히 ‘구부러진 매부리코’라고 말했다. 크고 확실하게 틀어진 매부리코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여기에 그의 두툼한 눈꺼풀도 시선을 끄는 요소였다. 즉 고갱은 매력적이고 잘생기진 않았으나, 독특한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표정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반면 그는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사교적이었으며, 언변도 훌륭했다. 혹자는 그는 “한창 토론의 열기에 빠져들어 짙은 푸른색의 두 눈이 빛나면서 얼굴이 환해지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무척 멋있는 얼굴이 된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에는 세 개의 얼굴이 존재하는데, 먼저 중앙에 거대하게 위치한 고갱의 얼굴은 무겁고 긴장된 표정으로 관객을 응시한다. 당시 그는 화가로서 인정받지 못했으며, 화상들조차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더욱이 아내마저 그를 버리고 아이들과 떠난 직후였고, 고갱은 외부와 철저히 고립된 상태였다. 따라서 그의 시선은 그가 처한 시련의 무게가 표현되어 있으며,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예술에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화면의 왼쪽에는 이전에 퐁타방에서 그린 작품 ‘황색의 그리스도’를 배치했다. ‘황색의 그리스도’는 그의 대표작이자 고갱이 심취해있던 원시주의를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고갱은 원시적인 화려함과 가톨릭의 의식, 힌두교의 몽상, 고딕적인 이미지, 환영과 모호한 상징성 등을 통합한 종합주의를 탄생시키는데, 이 작품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황색의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에서 그리스도의 의미는 서양의 전통으로서 고통의 승화를 나타내는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자신의 고난과 희생으로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시련의 고갱을 따뜻하게 감싸 안음으로서, 화가로서의 운명을 감내하는 화가 자신을 그리스도가 보호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얼굴은 화면의 오른쪽에 고갱이 파리에서 제작한 사람의 얼굴이 표현돼 있는 항아리에서 볼 수 있다. 고갱은 찡그린 얼굴의 원초적인 느낌이 생생한 이 항아리의 얼굴에 대해 ‘야성적인 자화상’이라고 표현했다. 지옥 불에 그을린 듯한 이 붉은 얼굴은 고갱 내면의 야생성을 표현한 것으로, 그리스도의 강렬한 노란 색감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리스도가 그의 희생을 나타낸다면, 항아리의 얼굴은 버려지고 고립된 그의 고통을 표현했다. 결국 이 작품은 고갱의 세 가지 얼굴을 표현한 자화상으로, 화면 안에서 화가는 자신의 다양한 인격적 측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미선|예대 강의전담교수‧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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